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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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01시50분경 잠을 자려고 누웠다. 분명히 너무 피곤했는데 잠에 깊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얼굴에 살짝 살짝 간지러운게 느껴지면서 오묘한 불쾌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 느낌이 벌써 올리 없다며 애써 잠을 청했다.


02시40분경 잠에서 깻다. 얼굴이 너무 간지러웠다. 조심스럽게 귀를 기울였다.

"윙윙윙윙.."


이건 분명히 그놈이다. 의아했다. 그렇지만 더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놈은 벌써 공격을 시작했고 나는 이미 피해가 막심했다. 불을 켜고 피해상황을 조사했다. 코에 두방, 볼에 두방 총 네방을 선제공격 당했고 그 결과 코가 커졌다.


놈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히려 놈의 날개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벽, 천장, 의자 밑, 책상 밑, 가구 등을 샅샅히 조사했으나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놀라운 일이었다. 보통 이 시기의 놈들은 천장 혹은 벽에서 쉽게 발견되는게 일반적인데 놈은 테크를 일찍 탔는 듯 했다. 이 정도라면 놈은 이미 가을 정도의 레벨을 가진 것이다.


서둘러 전기 모기약을 켜 서서히 화생방 공격을 준비했다. 그리고 정신적 아군 요청을 위해 컴퓨터를 켜고 네이트온 메신저로 상황을 보고했다. 새벽 3시, 동원할 수 있는 아군은 레포트중인 공대생 뿐이었다. 공대생의 대학생활이란... 빌어먹을 논스톱 이라며 통신하던 순간 다리에 이상기운이 감지됐다.


생각보다 강한놈이었다. 왜 피해상황이 큰지 알 수 있었다. 녀석은 매해 나에게 깊은 피해를 안겨주었던 작은 모기였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일반모기보다 조금 작은 이 녀석은 주로 낮게 날며 날개소리를 듣기 힘들고 한번 물리면 일반 모기보다 배로 간지럽다.


일단, 녀석이 눈치를 채지 않게 내 자신을 안정시킨 후 최대 출력을 가동하여 잽싸게 다리를 빼고 파리채를 내리 꽂았다.


...


채에 모기가 보이지 않는다. 실패한 듯 했다. 녀석이 작은 모기인걸 감안하면 다음 기회가 그리 쉽게 오지 않을 것을 알기에 이 실패는 꽤 컸다.


그렇게 체념하고 다시 의자에 앉으려는 순간, 녀석의 사체로 추정되는 것이 눈에 띄었다. 파리채에 붙어 올라오지 않고 바닥에 있었던 것이다. 다행이었다. 이제 잘 수 있는 것이다. 서둘러 사체를 수습하고 부검에 들어갔다.



녀석의 몸에서 피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놈은 나를 공격했던 그 놈이 아니다.


아찔했다. 다리에 2개의 피해 무덤이 새로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놈들이 스스로 다시 나에게 찾아오길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아군과의 네이트온 메신져 통신을 유지한채 숨죽이고 귀기울이고 있었다. 꼭 녀석을 생포해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여주리라..



04시. 녀석들의 움직임이 없다. 처음 콘센트에 꽂아놓았던 화생방 공격으로 힘을 잃은 듯 했다. 혹시 모를 기습에 10분을 더 기다린 후, 더이상 공격이 없을거라는 확신으로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08시. 다행히 녀석들의 공격은 없었다. 사고조사를 위해 베란다에 나갔다. 베란다 모기장 위치가 올바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조사를 시작했고, 아버지가 그랬던 것 같다는 할아버지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아버지를 퇴근 후 안방 불구속 조사 방침이다.


벌써 시작됐다. 모기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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