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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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ye drops

추석이 끝나는 일요일, 눈병에 걸렸습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오른쪽 눈이 심하게 충혈되고 눈꼽도 생기더라구요. 안 만지니까 충혈은 안되는데 간질간질한게 계속 한번만 만져달라고 유혹합니다. 원채 저는 병원 안가고 병을 키우는 스타일이어서 이러다 나을거라고 계속 버텼는데, 병원갔다가 수술해야 한다고 하면 전화한다고 농담 한마디 했다가 어머니가 마음이 편치 않으시다 하여;; 결국 오늘 병원 갔습니다. 안경을 초등학생일때부터 꼈는데 안과는 처음 가봤어요. 서슴없이 눈꺼풀에 뭔가를 끼었다가 눈에 알약을 뿌리는 의사선생님의 터프함에 완전 제압 당했습니다. 오른쪽 눈만 문제 있는줄 알았는데 왼쪽도 똑같이 하시더군요. 그러더니 바로 다음환자 부르는 바람에 물어볼걸 못 물어보고 나왔어요. 그래서 간호사 아줌마한테 물어봤습니다.

- 끝이에요?
- 네, 오늘은 안약 2개 처방해드렸네요. 목요일날 한번 더 오세요
- 근데 왜 그런거예요?
- (한번 슥 쳐다본 후) 눈 비벼서 그래요-_-
- 하하하(무안), 그런데 안약 넣고 괜찮으면 목요일날 안와도 되지 않아요?
- (한번 또 보고) 그 결정을 선생님 말고 누가 하실수 있는지 모르겠네요-_-
- 하하 와야겠네요, 수고하세요~

웃고 넘겼지만 무안해 죽는줄 알았습니다; '눈'이니까 괜찮아져도 목요일날 한번 더 오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금방 들더라구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눈 비빈 기억이 없는데 이상합니다. 눈 비비는 습관이 있는것도 아니구요. 아무튼 간호사 아줌마한텐 무안 당하고 의사선생님한텐 터프함과 신속함에 제압 당하는 바람에 뿔테, 무테 이렇게 안경 2개를 번갈아 쓰는데 똑같이 맞췄는데도 이상하게 뿔테를 쓰고 컴퓨터를 하면 눈이 빨리 피곤하고 아프다고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려고 한걸 아예 까맣게 잊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 귀여운 안약 2개를 받았습니다. 너무 앙증맞게 귀엽고 깜찍해서 돌아오는 내내 상자 계속 만지작 만지작 거렸습니다. 그런데 집에와서 넣을 생각하니까 깝깝해 지더라구요; 렌즈 안끼고 안경을 고집하는 이유가 그걸 눈에 넣을 자신이 없어서 그런건데, 난생 처음 눈약을 넣으려니까 참 깝깝했습니다.


레이첼처럼 하루종일 2시간(동영상엔 3~4시간이지만)마다 달려들어 넣어줄 친구가 있지도 않은데 말이에요. 가루약도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먹는데까지 15년쯤 걸렸는데 이거 참 막막하더라구요. 눈마다 한방울씩 4방울 넣는데 생각보단 짧은 10분 좀 넘게 걸렸습니다; 눈 주위에 뿌린게 수차례; 목요일 되기전에 이 안약 다 쓰는거 아닌가 몰라요. 정확하게 눈에 딱 넣었을때 저도 모르게 움찔하게 되는데 그 느낌이 참 싫습니다. 좀 더 어렸으면 못한다고 버틸텐데 말이에요. 이 나이에 그럴수도 없고.. 다시는 눈 안 비빌겁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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