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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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에서 준 휴학 선물, 동원훈련 다녀왔습니다. 재입영부대만 아니었으면 안갔을텐데, 친한 군대 동기도 마침 똑같이 지정됐고해서 함께 다녀왔습니다. 2학기도 휴학할지 확실히 몰라서 이왕 동원 나온 것 빨리 끝내 버리고 1년 예비군훈련 신경 안쓰는게 나을 것 같단 생각도 있었습니다. 어떻게 참 지금은 봄인데 동원훈련 갔던 날만 날씨 비오고 무지 춥더군요. 살짝살짝 메모한 것 포스팅입니다.

첫째날 (3/20)

제대하고 처음 입는 군복, 거울앞엔 아저씨가 있었다. 전투복은 좀 크고, 제대할 때 한치수 크게 산 전투모는 딱 맞다니..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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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까진데 9시까지로 맞춰서 출발했다. 8시35분 위병소 도착, 35분 지연도착이라며 시비, 대대장 지휘서신 보여주고 지연도착 서명 안하려고 애쓰다가 늦은거 인정은 하겠는데 벌칙은 못받겠다고 분명히 말해놓고 서명은 하래서 함. 가져가길 잘했다.

그들 표현대로라면 뷔폐식으로 연병장에 널부러진 장비들, 군장에 판초우의, 반합, 수통, 탄입대, 요대, 야삽, 하이바를 들고 3층까지..

들어가자마자 군장쌈. 우리부대 동원때는 예비군 입소전날 우리가 예비군 군장 다 싸놨는데 얘넨 뭐야

화장실,세면장 바로 앞 생활관(내무실), 여름이었으면 죽었겠지만 날씨가 이래서 아주 적절했다. 가까워서 좋았다.

10시넘어서까지 무한대기

필승관이라는 곳 들어가서 희한한 의자 체험, 잠자기 딱 좋음, 대대장 젊다! 대대장 말씀하시는데 자빠져 자거나 떠들거나 아무리 예비군이지만 너무 하지 않나? 계급 떠나서 훨씬 어른인데.....라고 생각하는건 역시 난 아직 모자른 1년차? 이렇게 생각해놓곤 나도 잤다-.-

돌아와, 분소대 간담회. 우리는 소대장이 미응소, 쌩까고 간담회 한척.

아 그래 짬 오랜만이다

직책은 부분대장인데 소총수나 다른게 없음. K2받고 무한대기

소대장 미응소로 소대장 뽑기 가위바위보, 옆에 아저씨 당첨 -> 일복터짐

하이바 턱끈 모자른다고 다 떼놨단다, 그거 불만인 예비군 있던데 나는 오히려 편했다.

증편식, 아 놔 예행연습

예비군 제식훈련................예비군이 제식훈련이 왜 필요해? 그런데 의외로 분열 잘하더라

분열 하는데 중대장이 우로 봐 들리지도 않게 외쳐서 한번 더 돔. 불길했다, 무능한 지휘관이 적보다 무섭단 말이 생각나서..

약간의 대기시간도 잠, 틈만 나면 잠, 분위기에 취해 나도 잠. 밤에 못잘까봐 두렵.

지연도착자 벌칙한다고 불러냄, 나도 부르길래 아까 위병소에서 지랄했던게 나다 했더니 조교가 알아서 처리한듯, 불침번에서도 당연히 빠짐. 웃기는건 나보다 먼저 온 아저씨들 궁시렁 댈건 다 대고 시키는건 다 함. 나는 이래서 빠졌으니 같이 빠지자고 구해주려다 말았다.

엄청 추운데, 안보교육 한다고 필승관 대펴놨다. 가뜩이나 의자도 자기 좋은데 아주 잘잠. 나가기 싫었다.

생활관(내무실) 복귀하니 사단장 왔다고 애들만 난리, 모포 정리해놨으니 건들지 말아 달란다, 예비군들은 사단장 오던지 말던지 관심없음

두꺼운 츄리닝 가져갔더니 남들 다 춥다고 난린데 나는 따땃, 그렇게 잤는데 잠이 또 오니 신기


둘째날 (3/21)

오마갓, 반찬이 이게 뭐야 우유가 제일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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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다 비온다, 판초우의 쓰고 나오란다.. 투덜 댔지만 이왕 쓰고 나니, 판초우의가 바람막이, 한결 따뜻하다*-_-* 한여름이 아니어서 다행. 여름이었으면 판초우의 쓰는 동시에 모기에 무방비, 여름이면 아무도 안썼겠다.

병기본훈련, 이번 동원훈련은 자율참여형 동원훈련. 자율참여 웃기고 있다. 강제랑 뭐가 다르냐

난 이 동네 토박인데 어째서 동창이 하나도 안보인단 말인가! 남들은 잘만 만난다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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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카라멜, 내 기억속엔 50원인데 10배 올라 500원, PX가는 370원. 내 기억 이상으로 달다 -ㅅ-;

밥 후다닥 먹고 PX, 와 줄 너무 길다. 계획을 바꾸어 틈틈히 먹을 수 있는 것들로만 사고 들어가자마자 단독군장 하고 나갔다.

이 동원훈련장, 내가 나온 부대 유격장 바로 옆에 붙어있는건 알고 있었지만 유격장까지 들어갈 준 몰랐다. 나는 분명히 작년 이 유격장에 작별인사를 건넸건만.. 같은 유격장 3년 연속 온사람 몇 없지 않나? (동원훈련 같이 들어간 내 동기랑 나 둘뿐?)

3-4년차 아저씨들이 등산 빡세다고 해서 얼마나 힘든가 했더니 올라가다 말더라, 맞아 예비군이야 예비군

후다닥 내려갔더니 대대장 너무 일찍 내려왔다고 다시 올라가란다, 너무하신다 증말 비도 오는데, 몇몇 중대 산 한번씩 더 탔다. 야간엔 빼줄거란 말도 안되는 기대와 함께.

커피 잘 안마셔서 같이 들어간 동기만 커피 마셨는데, 자판기에 우유 발견! 분유인거 같았는데 맛잇었다. 진작 말 안해준 것 원망

석식 후 야간 등산, 비 안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호라고 말만 해놓고 짱박혀 옆에 아저씨한테 어떻게 공부해야되는지 배움, 내가 하려는 공부의 다른분야 합격자셨다. 일단 하루 공부하는 순서부터 뒤바꾸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주셨다. 캄사캄사.

예비군들 춥다 그래서 자기네 연대 현역들 침낭 다 가져와서 줬는데, 나는 원래 따뜻하게 잤어서 그냥 잤다.

나랑 같이 들어온 아저씨 불침번 부르는데 같이 들어왔는데도 내가 불침번 안서는것 보고 아무 생각이 없나?

내무실 조교가 혹시 내일 차비 받는거 주실거면 안에 들은 필증과 신분증은 챙기고 주란다, 마치 그거 받는걸 당연하게 생각하는거 같아 안줘야겠다 생각들었다. 확실히 요새 애들 개념없다(퇴소식 후 나가는데 애들 박수 치는 느낌이 꼭 차비 받은거 달라고 열심히 박수치는 느낌이었다).


셋째날 (3/22)

괜히 침낭없이 잤다, 감기 기운이 노곤

예비군한테도 군데리아 주는구나, 화장실 고고고

우리중대 사격 제일 먼저 하고 그 후에 사격술 예비훈련........ 뭐냐 -ㅅ-

난 좌측 일자로 맞았다, 화장실에서 들으니 어떤 아저씬 14발이 맞앗다고...(9발 쐈는데)

병 기본훈련 대충하는데 1소대장 아저씨 예비군이면서 너무 FM, 제대하기 싫었는데 진급못해서 제대한건지, 1년차 티 팍팍 내며 예비군들 참여 안한다고 짜증. 퇴소때 사단장 표창 받던데, 그거 받으면 뭐하나? 내년에 훈련 빼주는 것도 아니고..

멍청한 중대장, 퇴소식 하는데 우리보고 총 들고 나가라고... 그래서 들구 나갔더니 다른 간부 와서 예비군이 엄청 민망할 정도로 총을 왜 들고 나가게 하냐고 애꿎은 병한테 화냄. 역시 무능한 중대장 밑에는 힘들다. 옛날에 우리 7중대장이 생각났다.

우리중대 아저씨들이 줄은 제일 잘 선다, 항상 제일 먼저 나오고 퇴소식때도 마찬가지. 다른 중대 아저씨들 나올때까지 무한 대기, 무한 짜증.

퇴소식 하는데 빠라바라밤~ 하면서 연대장 등장 후 바로 뒤돌아 막사로 들어가버림. 화장실 간거로 추측. 훈시도 참 끝날듯 끝날듯 길게도 하시더라

집에 일찍 나가겠다고 우루루 뛰어가는 아저씨들 보며 참 추하다 느낌. 어차피 연번순으로 나갔다.

어째서 부대 나오니까 햇살이 이렇게 따뜻한거여.


경험

후드티 가져가면 좋다. 단, 대대장은 싫어한다. 내년엔 후드티를 꼭 단속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니 가져가서 비니 쓰고 그 위에 하이바 쓰는 것도 편해 보였다.

핸드폰,mp3는 위병소에서 통화하거나 들으면서 들어가지만 않으면 없다고 우기면 된다.

밥과 함께 먹을 통조림 준비(첫날거만 챙기고 나머진 PX에서).



마무리

향방 예비군만 보면서 군생활 하다가 내가 동원 예비군 되 보니까 예비군 말 되게 잘 듣는다. 향방에 비하면 그야말로 착착이었다. 동원으로 예비군 짬을 채우고 향방 예비군이 되면 그 짬을 발휘하나보다. 나도 빨리 짬먹고 끝났으면 좋겠다.

예비군들 말 드럽게 안듣는데 꼼지락만 대지 할건 다 한다. 제식을 안지키는건 군생활동안 억압(?)받은걸 풀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주머니 손넣고 가다가 대대장 처음 봤을땐 움찔했는데 예비군 무리에 있으니 점점 아무렇지도 않게 됐다. 귀차니즘을 모토로 모인 군인들이라 나도 덩달아 귀차니스트가 되었다. 책 가져가서 책 본단 사람 있던데 아무도 없더라.

기념품으로 감기를 가져왔으나, 녹차 네잔에 날려버렸다. 난 완전 건강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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