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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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본 문학경기장보다 그 우천 직전 타이밍에 먹은 신포 닭강정을 잊지 못해 또 야구장에 다녀왔습니다. 야구장에 간다기보다 또 닭강정이 먹고는 싶은데 인천까지 가면서 닭강정만 먹을 수는 없고, 겸사겸사 야구도 보는겸 다녀왔습니다.

한번 가봤던만큼 쉽게 신포시장을 찾았는데 신포시장 구경한다고 원래 갈 골목에 안가고 바로 옆골목에 갔더니 줄이 더 엄청난게 눈에 보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원래 찾았던 골목보다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 더 많았습니다.


일단 출출했기 때문에 역시나 줄이 한참 긴 어묵 줄에 줄을 섰습니다. 여러가지 핫바가 많이 있었지만 처음 왔고 여러가지 맛을 다 봐야하므로 모둠으로 골랐습니다. 대부분 모둠으로 고르시더라구요.


저는 소스를 발랐고 여자친구는 소스를 바르지 않았습니다.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줄까지 서서 먹어야될 이유를 모르겠는 맛이었습니다. 좀 느끼한 감이 있긴 했지만 그게 맛을 나쁘게 평가할만큼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충격적인 원조 신포 닭 강정. 지난번에 먹은 닭강정이 원조가 아니었다니! 엄청 맛있었던 지난번 닭강정보다 더 원조인 닭강정이 있다는 것에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올랐습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엘지 유니폼을 입고 계신분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문학경기장 원정을 오면 들러서 사가지고 가는 것 같은데 정작 SK팬분들은 찾지 않으시는 것 같더군요. (경기장에서도 닭강정을 팔긴 팝니다)


튀기는거 보면서 많이 갈등했습니다. 그냥 원래 가던 '신포 참 닭강정'에서 먹을까? 조리 과정이나 그런 것들이 썩 보기 안좋았고 아주 결정적으로 뭔가 전에 먹었던 것에 비해서 살이 적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부차적으로 전에 먹은 것은 원통 그릇에 담아줘서 야구 보면서 먹기에 편리한데 여기는 보통 치킨 먹을때 담는 종이 박스에 담아 주기 때문에 먹기에 불편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갈등이 되었지만 이왕 줄을 섰고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기 때문에 이번엔 원조를 맛보고 나중에 올때는 더 맛있는 곳으로 가자고 얘기했습니다. 또 맛이 비슷하다면 이왕이면 줄도 덜 서고 야구장에서 먹기도 편한 이전 닭강정 집으로 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붕붕 문학경기장 도착~ 지정석은 일찌감치 매진되어 예매에 실패하고 일반석을 믿고 갔습니다. 전에도 느꼈지만 다행히 문학경기장 예매는 잠실처럼 치열하지 않아서 무난하게 들어왔습니다. 오랜만에 지정된 좌석이 아닌 자유롭게 자리를 고를 수 있어서 그것도 참 좋더군요. 게다가 문학경기장은 꽤 가깝게 보이기 때문에 잠실로 치면 포수뒤편 옐로우석인 이 곳도 꽤 편하고 가깝게 야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나름 응원도 하면서 야구도 제대로 보고 여자친구는 여태까지 가 본 자리중에 가장 좋았다고 하더군요.


배고팠고, 원조 닭강정의 맛이 궁금했던 저희는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닭강정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먹었던 참 닭강정에 비해서 저희 커플 입맛에는 원조가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맵기는 조금 더 매운데 이전에 맛보았던 매콤함에서 달콤함이 조금 부족하고 역시나 맛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원조보다는 이전에 갔던 곳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던터라 다음부터는 원조보다는 신포 참 닭강정을 찾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신포시장에서 사진찍는 걸 깜빡했는데 역시나 줄서서 사온 공갈빵. 그러나 공갈빵 맛을 모르는 여자친구와 저는 이거 너무 달아서 무슨 맛으로 먹지 하면서 하나는 남겼습니다. 그리고 함께 산 계란빵은 정말 비추였어요.


그러는 사이 경기는 하고 있었고, 김광현 선발이라 여자친구한테 질 수도 있다고 말해놨었는데 우리가 에이스킬러인 최성훈의 선발이었던점,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김광현이 이전 선발경기에서 부진했고 이번 경기가 평소보다 1경기 빠른 4경기 쉬고 등판이었던점을 들어 혹시나 이길 수도 있다고 해두었습니다. 결과론이지만 김성근 감독이었다면 이렇게 김광현 선수를 선발로 내진 않았겠죠.


박용택 선수의 쓰리런은 어어어어어? 하다가 넘어갔는데 그 짜릿함이란 >_< 드디어 여자친구한테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나 싶어서 너무 너무 신났고 이어서 5회와 7회의 추가득점은 이기는 경기의 확신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상대 홈구장이어서 그런지 이호준 선수와 박정권 선수의 연속타자 홈런이 나왔을때는 야구장 전체가 들썩이며 분위기가 달아올라 위압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5:2로 이겼지만 마지막 9회에서까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만루 상황은 경기를 짜릿하게 이김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편하게 이기면 물론 좋았겠지만 요렇게 끝까지 알 수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이 엘지의 야구고(ㅠㅠ) 그 경기를 보여준 것 같아서 한편으론 뿌듯했습니다. 이런 경기가 어쨋든 이기기만 하면 더 재밌는거니까요. :)

이렇게 인천에 닭강정 먹으러 갔다가 그냥 오기 뭐해서 본 야구로 제 개인적으로도 직관 첫승이 됐습니다. 너무 신났던 경기 :) 올 시즌 1승 1취 3패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