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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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포진

토요일 아침 자다가 오른쪽 가슴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심하게 아픈건 아니었고 그냥 자다가 깰 정도로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헬스장에 갔고 샤워하다가 보니 가슴에 이상한 두드러기 같은게 나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잊을만하면 한번씩 가슴의 통증이 느껴지고 아예 윗옷을 벗고 보니 가슴 뿐만 아니라 옆구리까지 세군데 두드러기 마을(?)이 형성되어 있더군요.

대상포진이 아니냐고 하는데 저는 듣도보도 못해서 걱정되긴 했지만 원래 병을 키우는 저의 특성상 그날 역시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여태까지 좀 피로해서 그랬던 것 같아서 다음날인 일요일날 쉬는데 그냥 간지럽기만 하고 통증은 많이 없길래 그냥 이러다 없어지겠거니 했습니다. 그러다 그냥 혹시나 해서 대상포진에 대해서 검색해봤는데 대상이라고 검색어 쳤을때 제일 먼저 나오는 자동완성이 대상포진인 것이 심상치 않더니 얼씨구 저랑 딱 들어맞더군요.


저에게 딱 들어맞었던 부분은

  • 따끔거리거나 얼얼한 느낌이 든다.
  • 피부가 자극에 민감해지며 가려움증과 통증이 느껴진다
  • 신체의 한쪽편에만 나타난다.

입니다. 피로등의 이유로 면역기능이 약해지면 나타나고 수두를 앓은 적이 없다면 수두가 나타나서 대부분의 어른들에게는 대상포진이 나타난다고 하더군요. 어르신들에게는 고통이 크지만 대부분의 30대 이하에게는 통증이 미미하거나 아예 없다고 나오길래 그래서 내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그냥 대상포진인가보다 했는데 좀 더 알아보니 합병증 뿐만 아니라 얼굴에 나타나게될 경우 시력이나 청각을 잃을 수도 있다고 하고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게 좋다고 해서 깜짝 놀라 다음날 아침 바로 병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병원도 어딜 가느냐가 문제였습니다. 내과나 피부과를 고민했는데 검색해보니 둘다 상관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어느 한쪽이 섭섭해 하지 않도록 의견을 종합하여 내과 겸 피부과 전문의에게 찾아갔습니다. -_-v

보시자마자 아주 전형적인 대상 포진의 형태라고 하더군요. 아주 교과서적이래요. 피로해서 입가가 허는 것과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인데 대상 포진으로 나타나면 이렇게 골치아프게 되는거라고 하시더군요.

문제는 어르신들이 주로 걸리는데 어르신들 오면 그냥 약 지어주고 보내지만 저처럼 젊은 사람이 오면 다른 곳에 문제가 있어서 면역력이 약해졌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피검사와 혈압검사를 하고 오늘 결과를 들으러 갔었습니다.

다행히 피검사에서 알 수 있는 것들은 다 정상이었고 혈압도 제가 신검때 혈압으로 3급이었을 정도니 원래 어느정도 높긴 한데 약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하더군요. 단 살을 좀 빼고; 음식을 짜게 먹지 말라고 하더군요. 될 수 있으면 빠른 시일내에 빼는게 좋겠다고 덧붙이시더라구요.

은근히 어디에 문제가 있을까 하고 걱정 많이 됐는데 그래도 마음이 홀가분합니다. 대상포진은 많이 피로해서 그랬던걸로 판정됐구요. 일주일 정도 약먹고 피곤하지 않게 조심하면 피부에 난 것들은 시일이 지나면 까맣게 되면서 떨어진다고 하더군요(없어지는게 아니라 떨어진다고 해서 좀 그렇습니다;; 게다가 까맣게... 후.. -_-).

검색결과에 일관성이 없어서 궁금하던걸 몇가지 물어봤는데 음식하고는 아무 문제 없으니 음식은 특별히 가려서 먹을 필요 없고 샤워하거나 물이 묻는 것도 상관은 없으나 짓무르도록 빡빡 문지르지는 말고 손으로만 슥슥 하라고 하더군요. 이왕이면 그 부분은 3~4일 정도는 씻지 않는 것도 좋겠다고 하시구요. 그리고 전염되는 질환은 아니라고 합니다. 중요한건 당분간은 피로하지 않게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이 약이 굉장히 비싸네요. 3일치에 약값만 15,600원 나왔는데 의료보험을 받지 못했다면 52,140원이나 되네요. 의료보험이 민영화 된다면 하루 벌어 하루 사시는 분들은 진짜 아프면 안되겠습니다.

p.s 시간이 지날수록 대상포진 통증이 세지는데 사실 그것보다 지난주에 입술 깨물은게 이제야 아물고 있는데 그 통증이 더 괴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