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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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밖에서 먹는 음식 중 참 사먹기 아까운 음식들이 있습니다. 부대찌개, 닭볶음탕, 삼겹살 등이 이런 것들인데 이유는 사먹는 것보다 집에서 먹는게 더 맛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부대찌개는 최근에 괜찮은 집을 발견했는데 삼겹살 같은 경우는 아직도 집에서 먹는 것보다 맛있는 집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삼겹살의 맛을 결정하는 것은 애초에 품질도 품질이어야겠고 얼린 횟수도 관여되겠고 어디에 굽느냐도 관련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 부분 중 하나가 삼겹살의 두께입니다. 대부분 삼겹살을 얇게 드시거나 심지어 대패 삼겹살까지 등장했는데 삼겹살은 두꺼울수록 맛이 좋아집니다. 정말 확 달라집니다. 블로그 스피어에선 꽤 유명한 도참 돼지고기를 맛보고도 아쉬웠던 점이 고기 두께였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사진을 찍고 포스팅하게 된 계기는 고기를 보고나서입니다. 보자마자 얼른 카메라를 갖고 왔지요. 실로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고기 두께입니다. 보통 정육점에서 삼겹살 썰어놓은거 말고 따로 꺼내서 두껍게 썰아달라고 해봤자 1cm도 안됩니다. 숯불에 구울거라고 말을 해도 1cm가 될까 말까 합니다. 어머니한테 왠일로 이렇게 두껍게 썰어줬냐구 물어보니 오늘 처음 간 집이었는데 다른 집들은 숯불에 구울거라고 말을 해도 과감하게 썰지를 못한다고 했더니 자극을 받았는지 이렇게 해줬답니다.


불판에 올려놓으면 이렇습니다. 고기는 이렇게 구우면서 먹어야 제맛이죠.


저 뼈는 꼭 따로 썰어내야합니다. 얇은 고기마냥 저거 씹었다가는 이 나갈수도 있습니다. -_-;


두꺼운 고기는 육즙이 정말 풍부하죠


오늘 고기 중 가장 두꺼웠던 고기입니다.


고기가 두껍기 때문에 속안도 익혀줘야 합니다. 얇은 고기는 보통 양면을 익히지만 두꺼운 고기는 4면을 익혀야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습니다. 4인 가족이 기다림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주욱 늘어놓으면 OK.

올해 94세이신 저희 할아버지도 오랜만에 고기가 제대로라고 소주를 세잔이나 드셨고(평소엔 2잔 이상 안드심) 모든 가족이 오랜만에 제대로라며 만족스럽게 먹었습니다. 배가 무지 부르지만 기분 나쁘게 배부른 것이 아닌 기분 좋게 배부릅니다.

고기 두께를 결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음식점에선 거의 안되겠죠) 과감하게 숯불에 구워 먹을거라고 거짓말 하고 두껍게 썰어달라고 해보세요. 같은 고기도 맛이 확 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