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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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 신청을 하고 왔습니다. 주로 여성이 쓰는 이름이었던 관계로 어릴 때부터 한번씩 바꾸는 걸 고려하긴 했지만 최근에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에 직업을 바꾸기로 결정하면서 새 출발의 의미도 있고, 제 이름 중 부모님께 안좋은 영향이 있는 한문이 섞여 있는 것도 마음에 걸렸습니다(모르면 몰랐지 알고 난 뒤에는 너무 신경 쓰였습니다). 사실 오늘 신청서에 사유 작성하면서 빼먹은 '새출발'이 이름 바꾸는 것을 오랫동안 고려만 하다가 실제 실행에 옮기게까지 한 가장 결정적인 계기입니다. 

이름은 친한 친구의 어머님이 독실한 불교신자셔서 저희 어머니가 함께 절에 가셔서 불공 드리고 이름 받아오셨습니다. 어머니의 큰 정성이 들어간 이름입니다. 개명을 받아주는 일이 크게 완화되었다고 하니 큰 문제 없으면 2~3개월 뒤에는 법적으로도 이름이 변경될 것 같습니다. 혹시 개명신청 하시려는 분이 이 글을 보실지 몰라 간단히 후기를 적으면,


1. 신청서 확인

신청서 확인은 대법원 양식모음에서 확인할 수 있더군요. 다만, hwp 파일이라 미리 작성하진 못했습니다. ndrive 통해서 미리 확인만 했습니다. 신청사유 미리 써두고 싶었는데 어차피 법원가면 양식 있을테니 접어두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hwp 파일 한가지로만 제공하는 것을 보고 어제 울분을 토했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한컴 한글 정도는 사라는 것인지, 아니면 불법 다운로드를 하라는 것인지. 특히나 법원이 이런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주민센터

아침 일찍 갔습니다. 필요한게 여러개여서 하나씩 불러주면 저도, 담당 공무원도 혼동되어 실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리 종이에 적어 신분증과 함께 냈습니다. 뭐가 필요한지는 ndrive를 통해 본 양식에 써있어서 그걸 적어갔습니다.
  1. 사건본인의 기본증명서 1통. (동사무소 또는 구청)
  2. 사건본인의 가족관계증명서 1통. (동사무소 또는 구청)
  3. 사건본인 부(父)와 모(母) 각각의 가족관계증명서(2007년 이전에 사망시 사망일시 표시된 제적등본, 2008년 이후 사망시 가족관계증명서) 1통. (동사무소 또는 구청)
  4. 사건본인 자녀[성인(만 20세 이상)인 경우만]의 가족관계증명서 각 1통. (동사무소 또는 구청)·
  5. 사건본인의 주민등록등본 (동사무소 또는 구청) 1통.
총 4,400원의 비용이 들었습니다.


3. 도봉경찰서

꼭 관할 경찰서에 가야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제가 가야되는 지방법원인 서울북부지방법원 가는 길에 있는 도봉경찰서로 갔습니다. 경찰서 처음 가봤는데 주차할때부터 무슨 일로 왔는지 묻고, 차에 내려서 입구에 들어서도 어떤 용무로 어느 부서에 왔는지 묻고 확인이 되야 들어가더군요. 처음에 얼버무려 전과 조회 하러 왔다고 하자 안열어주고 정확하게 범죄, 수사, 전과 경력 조회서를 떼러 왔다고 하니까 열어주더군요.
  • 사건본인의 범죄․수사․전과 경력조회서 (가까운 경찰서, 수사 및 재판중인 자료까지 포함) 1통.
문지기 근무중인 공익근무요원이 노란색 판넬 보이는 쪽으로 가래서 갔더니 그냥 일반 경찰서 내부로 보이길래 어딘가 했는데 창문이 보여 두들기니 담당자가 나타났습니다. 어떤 게 필요한지 체크해야되는데 개명신청용으로 뽑는거라고 이야기 했더니 친절히 안내해주시더군요. 비용은 무료였습니다.


4. 서울 북부 지방 법원

주차하러 가는 길에 민원센터가 쉽게 보여 들어갔습니다. 종합민원 부서에서 양식을 찾는데 개명 신청 양식이 보이지 않아 안내에 물어보니 2층으로 올라가라고 하더군요. 2층 가족관련 민원 부서로 가니 이혼관련 처리와 개명신청 담당이 함께 있었습니다. 이혼 담당하시는 공무원 정말 바쁘시겠더군요. 드라마에서나 보던 이혼이 실제로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정말 다양한 연령층(갓난 아이까지 데리고 온 어린 부부부터 중장년층까지;)이 제가 개명신청 사유를 적는동안 다녀갔습니다.

미리 봐두었던 개명신청서였기에 기존 이름, 바뀐 이름 한자까지 각각 다 적고 신청 사유 적었습니다. 별도 첨부 가능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렇게까지 할 자료가 있는건 아니어서 그것만 적었습니다(혹시라도 이번에 거절당하면 자료를 만들어내야겠습니다만;;).

신청서 쓰다가 점심시간이 다가와 마무리 짓고 담당하시는 분께 냈더니 하나씩 다 확인하시고 1층 내려가서 수납하고 오라고 하더군요. 점심시간이 다가오니 얼른 갔다오란 말과 함께요. 여차하면 점심시간에 걸려 1시간 더 있겠다 싶어 급하게 갔다왔습니다. 인세랑 무슨 비용(오늘 일인데 그 명칭이 생각 안나네요ㅠ)해서 16,000원 + 1,000원 해서 17,000원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수납을 농협에서 담당하는데 환급계좌도 적게 하더군요. (혹시 거절당하면 환급해주는건지?)

아무튼 그렇게 2층에 개명신청 담당 공무원에게 다시 내니 허가 결정문을 받게 된 경우 어떻게 처리되는지 안내해주더군요. 성인의 경우 2개월반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약 한달반전 이사해서 주소 바뀌고, 여자친구와 같은 번호로 맞추기 위해 휴대폰번호 바꾸고 이렇게 개명신청까지 하게 되어 본의 아니게 신분 세탁하는 것 같네요.(정말 신분세탁이었으면 이렇게 블로그에 적지도 않았겠지만요ㅋ) 어쨋든 이래저래 좋은 의미로 새출발이 되면 좋겠네요. 지인 분들께 이번에 바꾼 휴대폰 번호 알리면서 새로 지은 이름을 알릴 지, 법원에서 허가가 나면 그때부터 사용할지는 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결정 때문에 아직 휴대폰 번호도 아무한테도 알려주지 못했네요.

어쨋든 저의 새 이름이 좋은 의미로 모두 잘 풀어주면 좋겠네요. 물론 제 스스로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