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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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 2008/04/30 - [일상] - 벌써 시작된 전쟁

성격이 예민한 탓에 03시가 넘도록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잠들었다고 생각한 순간 왼팔이 굉장히 간지러웠다. 나는 재빠르게 불을 켜고 팔을 확인했다.

아직 부어오르진 않았지만 이 느낌은 곧 부어오를 것만 같았다. 녀석이다. 분명히 녀석일 것이다. 방어가 허술한 틈을 타 녀석이 또 공격해 온 것이다!


지난 사건 이후 화학적인 방어를 꾸준히 해오고 있었다. 그러다 이제는 없는 것 같다는 생각과 우연히 찾아온 놈이었겠지 라는 생각으로 며칠전부터 방어를 전혀 취하지 않고 있었다.


마음이 급했다. 우선 콘센트에 방어진을 치고 서둘러 거실에 있는 무기를 챙겼다. 그때서야 시간을 확인해보니 04시51분. 
그리고 뜻밖에 교전을 준비한지 얼마되지 않은 시간 내 허벅지를 향해 공격해오는 녀석이 눈에 띄었다. 나는 얼른 힘껏 내리 찍으려다 순간 그 잔해가 이불에 묻을까 걱정되 일단 가볍게 내리 쳤다.

성공이다. 녀석은 뒤집어진채 안절부절 하고 있다. 서둘러 뒤집혀진 녀석을 산채로 휴지로 감쌌다. 드디어 심판의 시간이 다가 온 것이다. 어떤 형벌을 내려야할지 고민됐다. 화형, 능지처참...

그때 또 다른 날개소리가 포착됐다. 이번에도 한놈이 아니었구나. 서둘러 생포한 그 녀석을 압사시켰고 내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아침에 있을 보고를 위해 책상위에 잘 올려놓고 다시 앉아 귀를 기울였다.

...

확신이 서지 않았다. 예민함이 지나쳐서 잘못들은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있다한들 녀석도 지금은 공격의지가 없는 것이 분명했다. 초반에 설치해놓은 화학방어진이 더이상 녀석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듯 했다. 우선 부을대로 부어있는 왼팔부터 치료하기로 했다.

지나치게 간지러울땐 간단하게 찬물로 자극을 주는 것도 간지러움을 잊는 한 방법이다. 팔을 들었다. 팔꿈치를 중심으로 아래에 2방, 위에 2방.. 이럴수가 느끼지 못했는데 팔꿈치에도 1방 물려 있었다. 이번에도 총 5방의 피해를 본 것이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누웠다. 더이상 녀석이 공격해오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찾아보기엔 어딘가에 숨어있을 녀석을 발견할 확률이 너무 낮았다. 나는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었고 다른 한켠엔 방어진이 든든하게 구축됐다는 확신도 있었다. 그때 시간 05시 30분. 이미 창밖은 어둠이 가시고 있었다.

08시44분 출근하시는 대장 부모님께 피를 머금은 모기를 보고했다. 그러나 집안 전체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지는 못한듯 했다.

- 계속 (다음편이 나오지 않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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