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LG트윈스 No.99 옥스프링 두번의 편지
야구와 스포츠
2009. 5. 19. 00:55
크리스 옥스프링(Chris Andrew Oxspring)
1977년 5월 14일생. 호주. 2007년 LG트윈스 입단.
LG트윈스 역사상 가장 약한 시기에 LG트윈스 입단해 봉중근 선수와 함께 원투펀치 구성.
LG트윈스 팬에게는 1년 반짝한 해리거보다 더 믿음직한 용병 투수.. 아니 여태까지의 용병중 단연 최고였다.
실력과 매너, 팬들을 챙기는 모습까지... 여태까지 봐왔던 일반적인 용병과 달랐다.
LG트윈스 팬들은 2008 시즌을 마치고 그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던 용병투수의 편지를 받았다.
한 시즌 내내 저희들을 응원해주신 팬들께.
끊임없었던 당신의 열정과 격려에 감사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큰 힘이 되었거든요.
이번 시즌은 전체적으로 우리가 봄 전지 훈련을 치르며
구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우리는 시즌 내내 많은 부상에 대처해야 했고, 끝내 부상은 저희를 돕지 않았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운 좋게도 일년 내내 전체적으로 건강하게 지냈습니다.
이겨내야 할 작은 부상들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어요.
제가 얻은 결과는 좋게 말해, 부침이 있었다고 할까요.
저는 몇 경기에서는 잘 던졌고, 또 몇 경기에서는 잘 못 던졌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10승이라는 작은 이정표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투수에게 10승은 더 나아가 15승, 20승에 이를 수 있는 아주 큰 목표 입니다.
저는 올 해 제게 있었던 많은 일들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려고 합니다.
그 기억 중에서 많은 부분은 제 아들 캘런(Kalan) 과 관련 된 것입니다.
그가 경기장에 왔을 때 그는 언제나 관심의 한 가운데 있었습니다.
스탠드에서 다른 팬들이나 어린이들과 사진을 찍을 때도 그랬고, 클럽하우스에서
다른 선수들이나 코치들과 이야기를 하고 장난을 칠 때도 그랬습니다.
제 아들은 제 인생에 비춰진 커다란 빛과도 같아요.
끝으로 제가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매일 야구장을 찾아 즐기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내년에 뵈요.
크리스 옥스프링. 사랑해요 LG
2009년 나아진 성적에도 팀방어율은 꼴찌를 달리고 있었지만
LG트윈스 팬들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옥스프링을 대신할 용병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보다
옥스프링 선수만 돌아오면 우린 더욱 강해진다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FA트윈스 영입으로 작년보다 강해진 타선에
조금 더 편안하게 LG 마운드를 지켜주길 바랬건만,
그런 팬들의 마음을 뒤로한채 결국 수술이 결정되었고 방출이 결정됐다.
방출이 결정되고 옥스프링선수 생일이던 5월 14일 가족과 함께 마지막으로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LG트윈스 팬들은 4회가 끝난 후 옥스프링 선수에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그리고 5월 18일 출국을 앞둔 옥스프링 선수는 두번째 편지를 남겼다.
모든 LG트윈스의 팬들에게
이제 이 편지를 통해 여러분께 올 시즌이 끝났다는 인사를 전하게 된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슬프고 또 아쉽습니다.
이번 시즌에 더 이상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제 야구 인생에 중 극복하기 가장 힘든 일이니까요.
이제 여러분들이 궁금하실것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수술에 관해서요.
회복에는 아마도 12개월 정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행히도 내년에는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모든 것이 잘 된다고 하면요.
비록 부상을 당한다는 것이 불운한 일이기는 하지만 사실 투수에게 있어 이런 부상은 아주 일반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 부상이 올 시즌에 좋지 않은 것이기는 하지만 제 야구 경력 전체를 위태롭게 할 만한 것은 아니에요.
그러니 기회가 주어진다면, 훗날 꼭 돌아오고 싶습니다.
끝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보냈던 모든 순간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것이 바로 여러분들이니까요.
여러분들의 기도와 축복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그러니 이제 올해 동안만 '안녕'이라고 말씀드릴께요.
그리고 다시 보기를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진심으로.
LG트윈스의 99번 크리스 옥스프링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LG트윈스(http://lgtwins.com)의 테마포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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