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ice's blog
같은 건물에 불이 난다면 나의 행동은?
자유로운글
2008. 8. 28. 14:38
어제 아주 평화롭게 집에서 샌드위치에 넣을 닭가슴살을 굽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방송이 나왔다.
"(민방위 소리와 같은 소리 30초) 본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비상구로 긴급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약 5회 반복)"
엇 이거 뭐야.. 애들 장난이거나 오작동이면 보통 띠리리리리링~ 소리만 줄기차게 나는데 안내방송으로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 일단 내 판단은 아파트 자체가 큰 건물이므로 어느 한 세대에서 불이 났으면 요 근처 세대라면 탄냄새가 나거나 연기가 창밖으로 보일텐데 안보이니 일단은 머니까 어느정도 여유시간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한 핸동은..
일단 반신반의 했기 때문에 그렇게 가스렌지 불을 켜놓고 끄면 나갈 수 있는 상태로 해놓은 후 닭가슴살을 마저 굽고 있었다. 그런데 방송이 또 나오는 것이다. 이번엔 현관을 나서 엘레베이터 쪽 창문까지 가봤다. 오히려 밖에 사람들은 줄어든 상태.
일단 이거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경비실에 인터폰 했더니 죽어도 안받고, 그냥 아니겠거니 계속 닭가슴살 굽고 있었는데 방송이 나왔다.
"한 세대에서 공사중에 스위치를 잘 못 건드려 일어난 사고입니다. 아무 문제 없으니 걱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럴 줄 알았지만 왠지 허무했고 위험한 짓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잘 판단하고 닭가슴살을 포기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러웠다(자랑스러워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 주머니에 USB를 보고 좌절했다. USB가 아니라면 잘 챙긴 것 같고 그것 말고 무엇을 더 챙겼어야 할까 생각해봤는데 사진 앨범 모두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챙겨가지고 나갔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집에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이 이것밖에 없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뭔지 모르게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민방위 소리와 같은 소리 30초) 본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으니 비상구로 긴급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약 5회 반복)"
엇 이거 뭐야.. 애들 장난이거나 오작동이면 보통 띠리리리리링~ 소리만 줄기차게 나는데 안내방송으로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 일단 내 판단은 아파트 자체가 큰 건물이므로 어느 한 세대에서 불이 났으면 요 근처 세대라면 탄냄새가 나거나 연기가 창밖으로 보일텐데 안보이니 일단은 머니까 어느정도 여유시간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한 핸동은..
- 닭 가슴살 뒤집기 (새로운 면이 익는 동안 다른 행동을 하려고;;)
- 밖에 나갈 옷차림하기 (입고 있던건 펑퍼짐한 티셔츠와 군 여름 활동복 하의)
- 닭 가슴살 확인
- 지갑, 휴대폰, 아이팟터치, USB, 열쇠 챙기기 (USB가 아니라 외장하드를 챙겼어야 했는데 순간 혼동했다)
- 닭 가슴살 확인 후 뒤집어놓고 불 낮추기
- 창 밖 확인 (사람들이 우루루 나간게 보였으나 연기나는 곳이 안보였다)
일단 반신반의 했기 때문에 그렇게 가스렌지 불을 켜놓고 끄면 나갈 수 있는 상태로 해놓은 후 닭가슴살을 마저 굽고 있었다. 그런데 방송이 또 나오는 것이다. 이번엔 현관을 나서 엘레베이터 쪽 창문까지 가봤다. 오히려 밖에 사람들은 줄어든 상태.
일단 이거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경비실에 인터폰 했더니 죽어도 안받고, 그냥 아니겠거니 계속 닭가슴살 굽고 있었는데 방송이 나왔다.
"한 세대에서 공사중에 스위치를 잘 못 건드려 일어난 사고입니다. 아무 문제 없으니 걱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럴 줄 알았지만 왠지 허무했고 위험한 짓이었지만 결과적으론 잘 판단하고 닭가슴살을 포기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러웠다(자랑스러워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내 주머니에 USB를 보고 좌절했다. USB가 아니라면 잘 챙긴 것 같고 그것 말고 무엇을 더 챙겼어야 할까 생각해봤는데 사진 앨범 모두는 아니더라도 일부는 챙겨가지고 나갔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집에 소중하게 생각하는 물건이 이것밖에 없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뭔지 모르게 허무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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