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가을야구를 다녀오다
지난 일요일에 다녀온 야구장 후기를 이래저래 치여서 이제야 쓰게 되네요. 보통은 이러다 안쓰고 넘기지만 이번엔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제가 LG팬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4강만 올라가보자 했던게 10년이 넘고, 그동안 온갖 동정어린 시선과 수모(?)를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올해 김기태 감독 이하 모든 코칭스탭 선수들이 고맙습니다.
여튼 저도 이 감격적인 순간의 야구장을 찾고 싶었지만 너무나 어려운 예매전쟁통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있었는데 구세주 같은 여자친구 친구의 남자친구가 예매 달인급 실력으로 예매하여 야구장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1차전에 함께 가자고 제안 받았는데 평일은 사실상 회사 일 때문에 어렵고 마침 일요일인 4차전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내심 전날의 아쉬운 패배로 이날만큼은 이기고 5차전까지 끌고 가길 바랐는데 참 많이 아쉽습니다.
그래도 경기 보면서 자꾸만 감격에 겨워 눈물이 살짝씩 고일만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비록 경기는 죽쓰고 말 그대로 발려서 경기를 망치다시피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응원해주고 싶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마지막 이닝에 화가 나 앉아있는 여자친구에게 일어나서 같이 응원하자고 올해 마지막 경기라고 말하는데 또 울컥하더군요.
사람 욕심이 가을야구만 하면 좋겠다 했던게 막상 시즌 중 1위도 하고 조화가 잘맞자 내심 우승까지 욕심내게 되고 그러네요. 감독도 초보에 가을야구 경험한 선수도 거의 없는데 큰 욕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패인을 쉬는 기간을 잘 보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한 김정준 위원의 의견에 동의하기 때문에 아예 3위나 4위를 했으면 어땠을까 아쉽기도 합니다. 그 어떤 스포츠보다 결과론이 의미가 없는 야구이긴 하지만요...^^;;
올해는 야구장도 얼마 못가고 그나마 직관 성적은 전패네요. 그래도 TV로, 뉴스로 너무 즐거웠던 올시즌이었습니다. 내년도 기대해도 되겠죠?
p.s 가을햇살에 그동안 안샀던 엘지 모자를 다 샀는데 요렇게 한번 쓰고 올해가 가는군요^^;
<나머지 사진들>
앉아서 감상에 젖다 생각해보니 LG팬을 94년부터, 야구장을 본격적으로 다닌게 2003년부터인데 가을에 야구장 온 게 올해, 2013년이 처음이더군요.
요 수건이 없었으면 견디기 힘들만큼 가을 햇살은 뜨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서용빈 선수 은퇴식때 받은 62 수건이후에 두번째 수건이네요.
남의 팀이 이렇게 응원단 옆에 세워놓은거 TV로 본적 있는데 드디어 우리팀껄 보게 되서 더 기뻤습니다.
2014년에도 Go! Tw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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