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어김없이 너무 힘들었다. 내가 망설일수록 더 힘들다고, 앞으로 크면 클수록 더 힘들거라고, 야생이었다면 이미 죽었을거라고 아무리 위안을 해도 이 씁쓸한 마음을 거둘수가 없다. 허리가 구부정하여 물이 흐르면(물 갈아줄때만 흐르지만) 균형을 잡지 못하고, 빨리 헤엄치지 못해 먹이 싸움에서 밀리고, 못먹어 함께 태어난 형제들보다 덩치도 작아 사는게 정말 힘들었을텐데 그렇게 힘들게 살 동안 빨리 발견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내가 망설이는 시간조차 녀석에겐 고통이란 생각에 그것만이 내가 해줄수 있는 최선이란 믿음으로 다음엔 건강하게 태어나라고 기도해주는 것 밖엔 내가 해줄수 있는게 없다.
나는 마리아 샤라포바를 응원했는데, 결승전이라고 할수 없을 만큼 세레나 윌리엄스가 경기를 가지고 놀았다. 보면서 저게 여자 서브인가? 경기때의 얼굴표정과 근육에는 남자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는데 우승하고 너무나 좋아하는 모습은 너무 순수하고 예쁜 모습이었다. 해설을 들어보니 세레나는 2년간의 부상을 딛고 시드도 없이 81위로 들어와 우승한거라고. 스포츠에 왜 환호하는가? 노력의 댓가를 보여주는 경우에 스포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너무나 좋아하는 세레나의 눈물에 그동안의 노력과 아픔이 느껴졌다. 게으른 천재는 서지 못하는 자리니까. 비록 응원하는 선수가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였지만 그 강철같은 세레나 플레이에 너무 재밌었다. 샤라포바도 다음 대회엔 꼭 우승하길.
군대가기 나흘 전, 먼저 군대 가 있던 친구한테 전화가 왔고 뺑이 좀 치라고 날 갈궜지만, 나 가는데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집에 있을거냐고 묻고는 곧 이어 피자가 도착했다. 내 블로그에도 기대보다 별로였다고 써놓고, 친구 나와서도 너가 사줘서 그런지 특별히 더 맛없었다구 농담했지만 정말 고마웠다. 입대후엔 평일 낮 일과시간에 이병주제에 전화 두 통이나 해가며 챙겨준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알고 더욱 감동했었다. 솔직히 그때는 몰랐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내가 먹어본 가장 따뜻한 피자였다. 어느새 나는 제대한지 6개월이 다 되가는데 나보다 5개월이나 앞서 간 넌 제대하지 않는구나. 그렇게 따뜻하고 생각이 깊었던 네가 그런 선택을 했다는게 나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B급 영화라는걸 필히 알고 봐야 할 영화. 소재는 굉장하다. 대부분의 영화나 소설들이 더욱 진보된 미래를 예측하는 것과 반대로 학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고, 그 반대의 경우엔 다산하는 경우가 많아 미래엔 인간들이 기본적인 것들도 처리하지 못할만큼 지능이 점점 낮아진다는 설정. 냉동인간 실험으로 1년 뒤에 깨어나야했지만 담당자가 구속되어 2505년으로 간 극도로 평범한 군인과 창녀의 이야기. 물은 변기에서나 쓰고, 마시는 모든 물, 심지어 식물에게 주는 물까지 스포츠음료로 대신하는 멍청한 사회에 가장 똑똑한 인물이 된 둘의 이야기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 실망이 큰 영화. 그나마 개쓰레기 영화라고 표현하려다 rainydoll님의 글 보고 위로(?)가 되어 B급영화로 정정. ..
아버지랑 같이 차 타면 항상 둘이 싸우다 감정 상한다. 아버지는 끊임없이 잔소리 하시고, 나는 이미 잘 아는건데 잔소리하신다 생각하고, 보조석에 앉았을때랑 운전석에 앉았을때랑 다른데 계속 그쪽 중심으로만 보고 말씀하신다고 "아버지는 참~" 어쩌구 하다가 싸우고, 나는 이 길로 가려고 했는데 아버지는 저쪽 길로 가라고 하다가 싸운다. 또 주차할때는 나는 뒤를 보고 하는게 편한데 뒤 보지말고 백미러 보고 하라고 해서 그렇게 후진하다 잘 안되서 싸운다. 아무튼 오늘도 아버지 어디 가시는데 한번 몰아보라고 하셔서 같이 타고 돌아오다가 빨간불에 앞에차가 세대나 서 있는데 중앙선을 넘어 내가 앞질러 반대 차선에 세웠다. 나도 모르게 중앙선을 흰선으로 생각해버리고 이 차들은 왜 여기 좌회전 하는데도 아닌데 굳이 여기..
'007 영화'라는 생각을 하지 말고 봐야 할 영화. 뭔가 다르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시작의 폭파범 하나 잡겠다고 다 부수며 냅다 뛰는거 보고 그저 첨단무기나 좀 덜 나오는건가 싶었는데 007 자체가 아예 달랐다. 그만의 여유로움과 무적이 좀 약화됐달까. '007 영화'라는 기대를 안고 봤기 때문에 중반엔 좀 지겨웠고 설마 이대로 끝나는건가 하는 불안함까지 있었지만 마지막 물속장면은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007 영화'로썬 못내 아쉬운 영화. 007이라는 이름을 빼고 나왔으면 좀 나았을걸. 본문에 사용된 영화 스틸컷 및 포스터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이 이미지의 권리는 Metro-Goldwyn-Mayer (MGM) Columbia Pictures Eon Productions (as Al..
제가 카디널스 했습니다. 드디어 이겼어요. 푸횰스 사랑합니다. (ㅠ_ㅠ);; 저를 캐관광 보내곤 하는 친구와 지난 토요일에 만나 술 한잔했어요. 랜디존슨에게도 홈런을 빼앗는 비결을 묻자 ① 내가 못한다 ② 그냥 치면 된다길래, 그냥 치는게 어떤거냐고 물어보니 방향키로 방향을 잡고 치는거라고 하더군요. 그게 기본인데 저는 여태까지 그냥 냅다 휘두르기만 했지 방향 잡는게 있는지도 몰랐던거예요. 그 후 첫 게임 1회 푸횰스로 쓰리런 날려 선제잡고 주자 둘 있던 7회 멀더 타석에 존 메이브리 대타로 넣어 쓰리런 또 쳤습니다. 8회에 킹 올려보내 위기긴 했지만 잘 마무리하고 9회에 이스링하우젠으로 1점 내주고 마무리 했어요. 이 친구한테 게임 처음 하기 시작할때 한번 이기곤 한 30연패쯤 한 후 처음 이긴 것 같..